/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는…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는…

  • #20057

    정확히는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도 괜찮을까?” 입니다.

     

    주제가 다소 광범위하다고 여겨져 선뜻 생각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제 37조 2항에 의거하여 기본권 제한의 한계에 따른다면 옳다고 여겨지지만 그렇게 단순하기만 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저는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고, K방역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동시에 주변인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규제와 통제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점점 더 그렇게 생각이 변하는 것을 보고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이라는 것이 단순히 이번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해서 코로나 이전처럼 돌아갈 것 같지 않으며, 또한 외국에서 정부의 규제에 대해 반대 시위를 행하는 것이 시민의식의 부족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전혀 틀린 주장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기본권 자유의 한계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 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특히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는 견해를 가지고 계신 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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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

      이 주제에 대해서는 자유의 범위와 자유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서 주장이 상이하게 나늴듯합니다.

      저는 간단하게는 세가지의 자유의 형태를 전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개개인간의 수직적인 관계의 형성을 추구하는 유교문화권의 토양에서 서양에서 이식받은 자유주의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들에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소극적 자유는 개인의 자유가 집단의 규범이나 윤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를 부정하지  않는 선에서 규범속의 자유를 자유라고 정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유에 대한 관념을 지니신 분들은 특정한 규범 이상으로 또는 이와 어긋난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을 방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이러한 자유를 소극적 자유라고 정의하겠습니다.

       

      두번째로는 남부유럽과 동유럽의 공동체주의적인 관계형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자유를 추구하는 형태의 자유입니다. 이러한 자유의 형태는 자유주의적 영향으로 개개인에 대한 수직적인 관계형성이나 개개인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소극적 자유의 형태와는 달리 개개인은 자유 앞에서 평등한 주체로서 존재하고 수직적인 형태가 아닌 평면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평등한 관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권위를 부여하는 주체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집단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소극적 자유관에서는 집단내의 누군가가 권위를 부여받아 집단을 좌지우지 하는 반면, 공동체주의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자들은 공동체 자체에 권위를 부여하는 비교적 민주적인 방식의 형태를 이룹니다. 이는 개인주의적 관념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공동체주의적 서사 또한 유지시키는 일종의 절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공동체나 집단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개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자유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이들은 19세기의 프로테스탄트들의 개인주의적 사상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사회적인 통제나 억압에 매우 예민하고 개개인에게 집단의 규범을 적용시키는 것을 거부하며 공동체를 개개인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의 예를 들어보자면 북유럽 국가들과 서유럽의 일부국가들을 예로 들 수 있겠죠.

       

      이번 코로나팬데믹 진행중에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통제와 개개인에 자유에 대한 침해가 이루어졌죠. 그 중

      현재 ‘방역을 통한 감염자 수 줄이기’에 가장 성공적인 나라들은, 국민들에 대한 통제의 수위가 높고 소극적 자유를 추구하는 나라들이었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대만 등등 동북아시아의 나라들은 예외적으로 유럽에 무비자 입국이 현재도 가능할 정도로 상당히 성공적인 대처를 결과로서 보여주고 있죠.

      반대의 예로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던 소극적 자유의 형태를 제외한 두가지 형태의 자유를 추구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해 국가적인 봉쇄령이 내려지기 일쑤였죠.(얼마전 또 봉쇄령을 내리기 시작했고요)

      저에게는 이것이 개인주의에 대한 환상이 깨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리게 된 저의 생각은 이러합니다. 집단이 팬데믹 사태와 같은 다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에 직면했을때, 불가피하게 개개인들이 상호 합의 하에 집단과 개개인을 스스로 통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인 이러한 대위기 앞에서 개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사회에 일시적으로 부여하고 그것도, 스스로 통제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개개인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라는 명제를 피해가면서도 중대한 문제인 팬데믹으로 생기는 희생자들 또한 방지할 수 있을것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예들을 보면, 정치적/사회적 이슈들로 생기는 시위와 이에 대한 진압문제가 코로나19 전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앞서 언급한 개개인의 상호협의하에 이루어진 자기통제를 기반으로 국가/사회의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것들을 제외한 부차적으로 중대한 일처리들을 팬데믹 기간동안 일시중지하며 사회와 그에 대항하는 인민들간의 일종의 휴전협정을 맺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성자님이 궁금해하실 부분은 이 부분일것 같은데, 질문자님이 말씀하셨던 미국/유럽의 통제에 불복하는 움직임들에 대한 저의 견해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들이 자유를 말할때 어떠한 정의를 하고 이를 주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파악하기로는  ‘자신의 의지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것’  ‘자신의 의지에 어긋나는 제재나 통제를 받지 않는 것’ ‘자신의 마음대로 하는것’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은 앞서 말씀드렸던 개인주의적 자유와 같은맥락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코로나19 팬데믹시대에 불러온 재앙에 입각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민주주의  시민사회의 기본단위인 개인의 권리를 확고하게 고정시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발달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에서 보여준 이들의 광기섞인 모습은 이들의 주장에 결함이 있다라고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개개인의 ‘개인적 자유’가 형성되기 이전에 ‘개개인의 생명’이 먼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종종 잊어버리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이 자유에 따라 한 행위가 타인의 자유를 빼앗을 수 있고 더 나아가 타인의 생명을 빼앗아 버릴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상황은 극히 드물지만 그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모두에게 그러한 잠재적인 확률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번의 코로나19 팬데믹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한창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통제를 강화시켜 나갈 때, 우리들에게 앤트맨의 ‘와스프’를 연기한 것으로 유명한 에반 젤린 릴리가 코로나 19 관련, “코로나는 단순감기에 불과하며 우리들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라”는 발언으로 논쟁이 일었었죠. 저는 이 발언이 서양의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코로나19와 같은 본인의 관심사 밖의 일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무관심한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이는 그들이 자처하는 ‘자유주의’라는 명칭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스스로의 자유를 발동시키고 이를 행할때, 수많은 우연적인 요소들과 본인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행한 일들은 새로운 현상들을 야기하고 이것이 새로운 상황들과 환경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그 자체로는 자신의 자유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만족감과 쾌락의 충족에 끝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개개인이 서로의 삶에서 분리될수 없는 사회에서는 그리 간단하게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개개인의 자유의 추구와 자유를 행하는것은 물론 개개인의 자유증대와 권리신장 등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동시에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부정하고 그 기반인 생명을 파괴할 가능성 또한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번 팬데믹이 그러한 자유가 형성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증대되는데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A는 공원에 갈 자신의 자유를 행하여 사람 수십명이 운동을 하는 공원에 갔습니다. A는 그러는 도중에 같은맥락에서 자신의 자유를 행하여 공원에 온 코로나 확진자 B에게 감염됩니다. A는 그 이후로 코로나에 시달리다가 불행하게도 목숨을 잃습니다. 이 예에서는 그 누구도 누군가를 살해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그 어떠한 의지와 목적도 없어지만, 누군가의(B) 행동에 의해 누군가가(A) 자유와 그 기반을 이루는 생명을 부정당했습니다. 과연 그러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의지와 목적이 전혀 없었던 B는 이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인가요?

      B가 그럴의지와 목적이 없었다고 해도, 제 생각에는 A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타인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멈추게 한 일은 가해자 또는 원인 제공자에게 그러한 의지나 목적이 없었다고 해도, 그것은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며 자신의 자유를 행한 일이고 그러한 자신의 자유가 타인의 생명과 자유의 파괴를 야기하고 만든 일이기에 결국에는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코로나 팬데믹에서 숨쉴 자유, 통제에 반할 자유를 주장하는 자들은 본인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파괴할 가능성이 내포되어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자유가 자유를 부정하는 자기모순과 자기파괴적인 성향을 본인에게 스스로 부여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유주의를 자처하며 자유를 주장하는 것과 동시에 타인의 자유와 생명권을 부정할 수 있을 자유를 주장하는 겁니다. 이렇게 자유를 부정할 자유는 모순이자 자유라고 부를 수 없는 자기파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에 따른 행동을 하는 것과 동시에 타인의 자유를 비롯한 권리들을 인지하고 존중하며 자신의 행위가 이것을 피해가도록 하는것’이라고 제 나름대로 정의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시대에 강화되는 기본권 통제, 자유통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이에 대해서 간결하게는, 국가가 임의적인 판단으로서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권을 통제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통제는 민주적으로 국민들의 동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국민으로 이루어진 국민의 도구로 이용되는 국가체제의 월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실제로 행해진 동선공개와 위치데이터 수집 등 여러가지 일들이 국민의 사생활과 자유를 심하게 침해하는 일들이 일어났었죠. 이러한 코로나 19방역을 명목으로 한 국가적인 통제강화는 장기적으로는 시민권리의 약화와 권위주의적 국가주의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상 경계해야 되는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적인/사회적인 차원에서의 통제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직 시민들의 상호합의에 의해서, 그것도 한시적/일시적으로만 실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넘어서는 국가권력은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반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를 국민보다 우선순위에 놓겠다는 모순적인 것에 가까워 보이죠.  이번 코로나19사태를 거치며 쌓인 경험적인 근거들과 지식들이 이러한 시민적인 합의로 인한 사회의 잠정통제의 이론적이고 법적인 토대를 형성하여 미래에 다가올 이러한 사태에 대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이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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