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

  • #19948
    익명

    지난 2018년,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직원이 청소하고 문을 닫지 않은 틈을 타 퓨마 ‘뽀롱이’가 우리를 탈출했습니다. 탈출한 지 1시간 30여 분이 지나 동물원 내 배수지 인근에서 발견된 퓨마를 향해 사육사가 마취총을 쐈지만, 놀란 퓨마는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계속된 수색에도 불구하고 퓨마를 찾지 못하자 당국은 시민의 안전을 고려해 사살을 결정했고 결국,퓨마는 우리를 탈출한지 4시간 30여 분만에 동물원 안에서 엽사가 쏜 총에 맞고 사살됐습니다.

     

    동물원 측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이 비난했습니다. 자연적 습성이 억압되는 비좁은 우리와 부실한 관리 등이 스트레스를 유발해 퓨마가 탈출했다는 동정론이 일었습니다. 급기야 ‘동물원을 폐지해달라’는 요구가 청와대 국민 청원란에 올라오면서 퓨마 ‘뽀롱이’의 죽음은 동물원 존폐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천윤리학차 피터 싱어는 자신의 저서인 ‘동물해방’을 통해 동물은 모두 기초가 되는 ‘이해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것은 고통을 당하지 않으면서 쾌락을 추구하는 데 있는데 인간은 도덕적으로 분별하여 행위 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지고 있어,인간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모든 행위를 중지함으로써 동물을 해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동물에게 가하는 잔인한 행위의 종식은 물론 동물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실험을 중지하고, 동물원을 폐쇄하며, 가축의 야생성 회복을 통한 자연방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인간만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이며, 따라서 인간을 위한 모든 행위는 정당하다는 식의 사고가 지구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동물원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피터 싱어의 주장을 자주 인용하곤 합니다. 동물원은 인간의 이기적인 유희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현대의 동물원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우리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아 특정 행동을 가소성 없이 반복하는 ‘정형행동’을 보이는 동물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인간처럼 동물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로 우리 속에 갇힌 동물들은 사실상 학대를 받는 것이며 인간의 만족을 위한 동물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동물원 폐지에 반대하는 측의 입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동물원이 생물 다양성의 보존, 즉 종 보존의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일례로 프랑스 리옹 동물원의 경우 보유 동물의 51%가량이 멸종위기종이며, 번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동물의 수가 50%이상이라는 근거를 제시합니다. 따라서 감정에 기대어 무작정 동물원 폐지를 외치는 것보다 깨끗하고 좋은 동물원을 만들려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동물원은 구조된 동물들을 위한 안식처이자,멸종위기종의 보호소 일까요? 아니면, 보호라는이름의 또 다른 억압의 산물일까요? 동물도 권리가 있을까요? 인간의 권리는 동물의 권리보다 우선할까요? 인간과 자연,인간과 동물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뽀롱이’가 남긴 질문에 우리가 답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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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55

      동물원은 전적으로 약자를 억압하는 강자를 위해 설립되고 운영되는 강자들의 쾌락(유희)를 위한 하나의 도구입니다. 동물원에 감금되어 살아가는 동물들은 스스로 움직이고 생활하는 주체가 아닌, 우리에서 먹이를 받아먹고 강자들의 쾌락을 위해 자신들의 모습을 상품화하는  가축과 다를것이 없는 존재입니다. 퓨마 뽀롱이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말이죠. 강자의 상품인 퓨마가 주인의 의지에 반해 자신의 의지로 우리를 나와 자유롭게 움직였고, 이를 통해 그 허구적인 주인의 만들어진 소유권을 몸소 부정했습니다. 마치 18세기에 백인주인에게서 도망친 뉴잉글랜드의 흑인노예들과 같이. 그리고 그들과 다를바없이 강자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품으로서 죽임당했습니다. 이렇게 힘의논리에 따른 인간사에서의 인간간의 억압,차별과 다를 것이 없이 동물에 대한 차별 또한 현존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절정을 이르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동물원이죠.

      현대의 인간들에게 동물원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도 친근하고 가까운 존재로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여행이나 현장체험학습을 자주 가는곳이기도 하고 지역사회에서 자주있는것은 아니지만 꼭 한번씩은 가보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그러한 친근감과 정서적 가까움이 동물원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이유로 벌어지는 억압과 차별들을 지우지는 못합니다. 애초에 무언가의 주체적인 행동반경을 좁혀 가두어 놓는다는것 부터가 명백히 심각한 억압으로 보여지고, 누군가의 영리적인 목적으로 상품화된 상태로 살아간다는 것은 또한 분명하게 반주체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동물원의 동물들은 그저 형태가 다른 가축이죠. 도축장과 농장의 가축들은 인간들의 식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식품으로 상품화되어 유통되는 반면, 동물원의 가축들은 인간들의 시각적인, 유희적 욕구를 만족시키기위한 하나의 관상품으로 상품화되는 거죠. 저는 여기에서 동물원과 도축장의 본질적인 차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 명제는 동물원의 상태나 동물원의 특수한 상황에 따르지 않는 동물원 자체의 본질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뭐 동물원 각각의 문제들을 모두 다루다보면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에 이것에 대해서는 굳이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전 문단에서는 동물원의 본질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해 봤는데, 이번에는  한번 동물원이라는 것의 정의를 검토해보도록 하죠. 사전적으로는 ‘각지의 동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 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사전적 의미가 틀리지는 않았지만 제 생각에 비추어자면 상당히 부족해보입니다. 그렇기에 동물원을 다시 제 나름대로 정의해보자면, ‘힘의 논리에 입각해 각지의 강한 동물들이 각지의 약한 동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약한 동물들을 감금하고 상품화 시킬 일정한 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강한 집단에 속하는 ‘인간’이 약한 집단에 속하는 ‘나머지 동물들’을 관람하는 곳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 또한 가능합니다. ‘인간 내에서도 강자와 약자가 나뉘기에 인간 또한 동물원에 들어갈 수 있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실 지는 몰라도, 실제로 일어났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장애인, 식민지 주민 등등 인간 중 약자들이 주로 전시되었다고 하죠. 적어도 저는 이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감금되어있는 동물들과 다를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합리적인 힘의 논리에 대한 맹신에 의해 희생당한 피해자들이죠. 물론 현대에는 이러한 일들이 보편인권인식의 대두로 사라졌지만, 동물원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이렇게 힘의 논리로 인간은 피해를 봐서는 안되지만 동물은 희생당해야 된다는 주장은, 나의 친구는 희생당해서는 안되지만 나와 관계가 없는 행인은 죽어도 된다는 말과 다를것이 없는 주장입니다. 동물 또한 인간과 다를 것 없이 쾌락과 고통을 느끼고 자신에 대한 권리를 가지는 하나의 주체입니다.                                                                                                                                                                                                                                                                                                                            동물원의 존속을 주장하는 분들의 핵심적인 주장을 골라보자면 크게 A.문명에 의한 야생환경의 훼손이 심각해 동물원이 낫다.  B.동물원은 동물보전에 기여한다.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장들을 한번 검토해보죠.                                                             

       

      A-문명에 의한 야생환경의 훼손이 심각해 동물원이 낫다.

       

      물론 일리는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꽤 방대한 면적의 자연환경이 지금도 훼손되고 있죠.<b> </b>그러나 역설적으로 문명에 의한 야생환경파괴에 동물원이 일조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더 나아가 야생환경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그것이 동물원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람객 유치를 통한 영리획득이 주 목적인 동물원은 그저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동물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이것은 영리적으로 이득이 되는 수준으로 제한되어있기에 제1목적이 아닌 부차적인 수단일 뿐입니다. 이러한 부차적인 수단에 기대어 동물원 존속을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동물원의 모순을 드러내는 주장입니다. 또한 동물보호가 제1의 목적인 동물보호소나 동물보호구역의 존재가 이 주장을 더욱 미약하게 만듭니다.

       

      B.동물원은 동물보전에 기여한다.

      뭐 처음부터 여러가지 모순점들이 드러나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일차적으로 동물원은 인간문명의 일부이기에 환경파괴와 더불어 동물 개체 수 감소에 기여합니다. 동물들의 교배를 통한 동물보존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영리적인 목적에 갇힌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오히려 종보존이라는 대의명분을 얻은 동물원은 멸종위기동물을 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이는 역시 전의 주장과 같이 동물보호소와 동물보호구역 등의 존재에 의해 정당성이 사라지는 주장입니다. 뭐 이 주장을 하시는 분께 질문드리고 싶네요. 만약 새로운 고등생물이 탄생해 인류문명을 멸망시키고 당신과 다른사람, 총 두명을 종족보존의 명목으로 교배를 강요하며 관상거리의 수단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해도 이 주장을 굽히지 않으실건지.

       

      이러한 동물원과 같이 인간문명에서 행해지는 동물들에 대한 폭력과 억압은 그 어떠한 경우에서도 논리와 도덕의 이름 아래에서는 정당화가 될 수 없는것입니다. 이들에게 행해지는 폭력은 결코 흑인노예들이 겪었던 그리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있는 폭력과 다를것이 없습니다. 이것을 부정하는 인간문명의 모습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특성이 아닌, 지극히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인간의 특성을 보여주는 인간성에 존재하는 거대한 모순입니다.

       

    • #19988

      오로지 이상을 생각하면, 굳이 동물원업자이거나 관련된 일자리가 있지 않은 이상 굳이 강력하게 동물원 폐지를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인지해야 하는 점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동물에 대한 사랑, 동물의 권리 등을 생각하며 대등하게 생명체로 여겨주는 마음은 있지만 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는 딸린다는 겁니다.

       

      아이러니하게 오히려 그들이 폐지를 주장하는 곳의 주체인 실무자들이 동물에 대한 이해도는 매우 높다는 것이고, 형편없는 소수가 아닌 이상 모두 동물원을 유지하는 가장 큰 노하우와 실무는 동물들을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잘 보살펴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겁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동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점검해서, 실제 인간들이 가두어 놓고 관람한다는 일면만 볼 때 진짜로 ‘수치감, 모욕감, 노출감, 상시 경계감’을 느끼는지… 아니면 각각 동물 특성상 자기 뇌에 프로그래밍된 본능과 환경 요소가 충족되면 충분히 스트레스 없이 잘 지내는지를 정량화해서 보아야 합니다.

       

      마치 인간과 똑같은 지성을 가진 것처럼 대입해 상상하고, 현실적으로 폐지가 쉽지 않은 동물원을 무책임하게 무조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실효성이 적어 보입니다. 대부분 동물은 특정 환경에서만 살 수 있고, 그 중 많은 부분이 문명 우선순위적인 부분인데, 본인 땅 사서 거대한 야생지를 두는 아랍 석유 부자면 모를까, 본인 사유지와 재산도 아니면서 다른 자의 사업체와 사유지를 침해한다면 그에 마땅한 보상안이나 대안을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생명체와 동물들과 상생하며 존중해야 하지만, 인간과 비교한다면 우선순위는 같은 인간에게 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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