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거짓말’은 무척 함축적인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악의를 배제한 채 단순히 상대방을 배려하고자 어쩔 수 없이 행하는 선의의 거짓말에, 우리는 윤리적 정당성을 부여해야 하는가. 일반적인 철학적 사고로써‘거짓말’에 관해서 이야기하려면, 칸트를 빼놓을 수 없다.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칸트는 보편화된 원칙을 세워, 그것을 철저히 지키고자 했던 원칙주의자이다. 이처럼 ‘의무’와‘진실’을 중요시하는 칸트의 입장에 따르자면 어디까지나 거짓말은 그 발생 원인이 어떻든 절대적으로 배척되어야 마땅하다. 정언명령과 선의지는 ‘선의의 거짓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철학적 사고의 대표적인 근거이다. 그러나 이성적 사고를 떠나, 현실적인 사회에서 선의의 거짓말은 실제로 필요하기도하고,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철학적 사고든, 현실적 사고든 선의의 거짓말은 윤리적으로 옳으며, 필요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