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는 인간과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가지는가
discussion
배아(embryo)란 수정된 후 약 2주부터 8주까지, 태아로 성장하기 직전 단계다. 배아는 수정 이후에 지속적으로 세포분열하여 100~200개 정도의 세포로 형성된다. 이후 14일이 지나면 원시선이 나타나면서 배아의 세포들은 구체적인 신체기관으로 자라나기 시작한다. 분명 생명이 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정자를 생명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그렇다면 배아는 어떨까? 생명이냐의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배아가 인간과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가질 수 있느냐와 관계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의 과학자와 배아줄기세포연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배아가 아직 세포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얼마든지 연구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종교계 등에서는 수정되는 순간부터 인간으로서의 생명이 시작된다고 본다. 명백히 인간이 될 존재이기에 배아는 인간이다. 따라서 배아에게도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배아줄기세포연구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data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점 – 세포응용연구사업단 윤리위원회
배아 연구관련 공공윤리에 대한 미국, 한국, 그리고 영국간의 정부윤리위원회간의 비교 분석 – 과학기술 정책 연구원-[pdf]
news
생명윤리법 개정 신중해야 (2017.9.3 국민일보 – 민태원)
인간세포 생명공학 활용에 대한 10대 윤리 원칙 제정 (2017.11.22 파이낸셜뉴스 – 정명진)
아기를 낳는 미래의 로봇?…인공자궁 기술이 가져올 미래 (2017-07-26 뉴스1코리아 – 박영숙)
pros opinion
a. 배아는 세포일 뿐, 인간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14일 이전의 배아는 인간으로 볼 수 없다. 난자의 수정 이후 60~70%가 자연 유산으로 사라지게 되는데, 배아가 인간이라면 부모는 무수히 많은 살인을 저지르는 셈이 된다. 신 또한 절반 이상의 인간이 죽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수정이라는 현상은 어느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고 24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인간 생명의 시작을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시기로 명확하게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후 세포단계에 머물게 된 배아 역시 보다 큰 확률로 인간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간과 같다고 볼 수는 없다.
b. 배아는 잠재적 인간이지 인간의 도덕적 지위를 갖지 않는다.
배아는 인간의 유전정보를 지닌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도덕적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다. 배아가 완전한 인격체로서의 인간과 절대적으로 동등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인간이나 인류 전체의 유익을 위한 일이라는 전제가 있다면, 제한적으로 배아줄기세포연구는 허용될 수 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더 보호받아야 할 인간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cons opinion
a. 인간이란 존재는 연속적인 과정에 있다.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여러 변화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은 죽을 때까지 단절 없이 연속성을 유지한다. 심지어 ‘인간이기에’ 시신조차 보호받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배아는 인간으로서의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정란, 배아, 태아 모두 인간이다. 수정란에서 배아로, 그리고 태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느 한 순간을 인간의 시작이라고 규정할 순 없다. 그런 과격한 논리가 과거 어린아이를 어른보다 미숙한 존재로 규정했다. 누구도 과거에 존재하지 않고 현재에 존재할 수는 없다.
b. 배아는 잠재적 인간이기에 인간의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
배아는 인간의 유전정보를 가진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당연히 도덕적 지위도 부여받는데, 그것은 상대적이지 않고 절대적이다. 어른보다 아이가, 아이보다 노인이, 빈자보다 부자가, 흑인보다 백인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인간은 인간이기에 그 자체로 완전한 인권을 소유한다. 그것은 오랜 시간 인류가 투쟁하여 얻어낸 가치다. 조금의 시간만 지나면 인간이 될 것이 자명한 배아를 인간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족한 인간’이라 규정할 근거는 없다. 태어난 인간을 죽이는 것과 태어날 인간을 죽이는 것은 같은 일이다.
reference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 마이클샌델
완벽에 대한 반론 – 마이클샌델
Opin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