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다처혼, 일처다부혼, 집단혼 등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일부다처혼, 일처다부혼, 집단혼 등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10118

    방금 동성결혼 합법화 토론의 cons opinion b번을 보고 왔는데요,

    b. 결혼은 사랑과 달리 사회와의 암묵적인 약속이다.
    이성간의 결혼은 사회의 암묵적인 약속이므로 어겨서는 안된다. 국가적으로 볼 때 이성간의 결혼은 인구의 증가, 사회의 안정 등 긍정적 영향을 위해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동성결혼의 확산이나 인정은 결코 바람직한 부분이 될 수 없다. 만약 그러한 예외를 두게 된다면 결혼에 대한 기준이 사라지고, 이에 따라 근친결혼이나 일부다처제 등의 결혼도 인권, 행복추구권 등을 이유로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근친결혼이야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기형아 출산 등의 문제가 있어서 일단 접어둔다 하더라도, 집단혼의 경우에는 오히려 인구의 증가나 사회의 안정에 도움이 될 여지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정말로 궁금한 것은 결혼이 과연 1대 1의 결합으로만 규정되어야 할까? 이것입니다.

  • #10119

    sam

    제가 알고있는 집단혼 문화는 현대사회가 받아들이기에 약간 무리가 있는 결혼방식입니다.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나타나는 집단혼 제도와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에서 시행했던 집단혼의 그 취지는 명백히 우생학에 기반한 결혼이었거든요.

    강자의 자식은 반드시 강하고, 약자의 자식은 반드시 약하다라는 생각을 사회 전체가 공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몸서리 끼칩니다.

    당시 집단혼에서는 여성이 ‘강함’을 증명한 남성의 전리품으로 여겨졌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대의 법률이 일부일처주의에 기반해서 성립되었다는것도 역시 우리의 고려에 포함해야만 하겠습니다.

    집단혼이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된 의식이 아니고 법에 예외를 두어 인정해주는 것이 된다면 그 권리의 보장에도 큰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죠.

    • #10122

      집단혼은 현대사회에 무리라고 하신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근거로 말하신 예는 논점과는 동떨어져 있지 않을까요? 현대는 우생학적 전체주의나 여성을 남성의 전리품으로 삼으려는 의도에서 집단혼 등이 주장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를 들자면 양성애자 셋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우리 셋은 1대 1의 사랑만 당연하다고 여기는 “다수”와는 다른 성적소수자며 우리도 결혼과 그에 따르는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싶다고 하는 것 등이 제가 말하려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현대 법률이 일부일처주의에 기반해 있다고 하셨지만 이를테면 미국의 경우 수백년간 법적으로 결혼을 남자와 여자의 결합인 것으로 정의하던 것을 깨고 두 성인의 합의로 재정의한 것을 본다면 왜 꼭 두 성인의 합의여야 하는지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곧 의문시될 것이 비약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 #10126

      sam

      말씀하신 경우에만 국한한다면 옳은 말씀입니다.

      다만 결혼제도는 그 당사자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있어 그 파급력이 거대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미국이 동성결혼을 허가하기까지 걸렸던 그 수백년은 결국 그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기 까지 걸렸던 시간이라 볼 수 있겠지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적어도 우리나라는 동성결혼이든 집단결혼이든 아직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동성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뿐이죠.

      어떤 제도든 간에 그것을 명문화 하려면 정확히 그 제도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어떤 권리를 보장하거나 제한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올바른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로이님께서는 집단혼을 통해 우선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증진시키고 부수적으로는 인구수 증진효과도 볼 수 있다고 여기신다고 사료됩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상황을 생각해볼때 인구증진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집단혼 제도 도입으로 대략 얼마정도의 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고 여기시는지요? 통계로 집계된 3인이상 커플과 집단혼 제도의 지지자는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정도로 충분한 숫자인지요?

      인구증가의 측면을 떠나자면 집단혼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면 이는 장려되어야 할까요?
      그들의 자녀들은 어떤 환경에 놓이리라 예상되고 정부는 그에 대해 간섭하지 않아도 될까요?

      집단혼을 한 뒤 그 구성원중 누군가가 이혼을원한다면 재산분배 및 양육권은 어떻게 분배되어야 할까요?

      이런식의 의문은 나열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집단혼을 법제화 한다면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가 명백히 준비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 #10129

      저는 우리나라가 집단혼에 준비되었다거나 심지어 개방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집단혼 논의를 우리나라에만 국한시키지는 마세요. 제가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동성혼이 세계적인 추세인 지금 혼인과 관련하여 곧바로 다음에 떠오를 이슈가 바로 집단혼이라는 점입니다. 동성혼 합법화가 밑작업을 대부분 해준 셈이니까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혼을 합법화하기 직전 제가 본 통계에서 미국에서 대략 50만 명 정도가 집단혼 관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9백만 이상인 것으로 나온 동성애자의 수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이지만, 동성혼의 합법화에 맞물려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합법화를 요구하는 논리나 방식도 동성혼처럼 인권, 곧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등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제 생각은 물론 시일이 필요하겠지만(저 50만이 900만이 되기까지라고 농담을 해봅니다^^) 분명한 것은 동성혼이 걸린 시간보다 훨씬 더 짧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집단혼을 인정하라는 목소리의 대표 중 하나이며 Practical Polyamory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Anita Wagner Illig은 이메일을 통해 “Legalizing same-sex marriage creates a legal precedent where there can be no valid legal premise for denying marriage to more than two people who wish to marry each other(동성혼 합법화는 서로 결혼을 원하는 2명이 넘는 사람들에게도 이를 거부할 만한 유효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례를 남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집단혼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며 인구수 증진의 효과를 그 이유로 삼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를 언급한 까닭은 동성혼이 반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를 집단혼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럴 일은 없겠습니다만 만일 모두 동성혼을 하면 인류는 멸망하겠지만 집단혼은 그렇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집단혼을 장려해야 하는가까지 논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대 집단혼이 주장하는 것은 동성혼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자유에 맡겨 달라는 것이니까요.

      자녀들이 처하게 될 환경에 대해서 언급하셨는데 혹 그들이 동성부모를 둔 자녀에 비하여 특별히 더 나쁜 환경에 놓일 것으로 보시는 것이라면 구체적으로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집단혼이 동성혼에 비해 크게 복잡하다는 점은 크게 공감합니다. ‘완전 이혼’에선 크게 어려운 점은 없어 보이지만, ‘부분 이혼’에서 재산과 양육 등과 관련한 책임과 권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가 되겠지요. 뿐만 아니라 이미 혼인한 관계가 또다른 사람을 포함시키려 하는 경우, 유언장이 없을 때의 상속 기본법, 사회복지와 관련한 문제 등등 법제화에 이르기까지는 다양한 장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지 않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처음에 밝힌 것처럼 결혼이 과연 1대 1의 결합으로만 규정되어야 하는지 가치 토론을 원한 것이지 당장의 현실성을 생각해야 하는 정책 토론을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참고로 2011년 캐나다의 법원은 though formal marriages between more than two people are illegal, people have the right to have nonmonogamous relationships and live with multiple partners without the government interfering as long as they don’t call it “marriage.”2명이 넘는 사람끼리의 공식적 결혼은 불법이지만, (캐나다) 국민은 그 관계를 “결혼.”이라 부르지만 않는다면 정부의 간섭이 없이 단혼제도를 벗어난 관계를 갖고 다수의 파트너와 동거할 권리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집단혼을 사실혼 단계에서 법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당시 이 사건을 맡아 Canadian Polyamory Advocacy Association을 변호했던 John Ince는 이를 두고 “a major step forward for our community to gain social acceptance and become more integrated into mainstream Canadian culture. 우리(집단혼) 공동체가 사회적 지지를 얻고 캐나다 주류 문화로 통합되기 위한 커다란 진일보이다.”라 평가했습니다. 적어도 캐나다의 경우에는 집단혼을 인정받으려는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을 캐나다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볼 때는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집단혼 논의가 국제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며 아마도 동성혼 법제화 이후의 우리나라에도 상륙할 것 같습니다.

  • #10130

    sam

    단순히 개인의 자유측면에서만 집단혼을 조망한다면, 즉 성 소수자들중의 한명으로만 집단혼을 바라본다면저는 이에 찬성합니다. 어느정도의 찬성이냐고 여쭤보신다면, 저는 집단혼으로 가정을 이루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만약 제 자녀가 집단혼을 하고자 한다면 그 생각을 지지해줄 수 있다고 여기는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집단혼 제도의 여파가 사회에 미칠 영향이나 부작용들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저는 이러이러한 문제가 예상되는데요?’ 라는 식의 답변을 드렸을 따름입니다. 문제에 대한 예상답안을 미리 준비해놓는다면 그 문제가 눈앞에 닥쳤을때 기민한 대처를 할 수 있겠지요.

    하물며 혹시 미래의 제 자녀가 선택할지도 모르는 ‘계약’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 계약의 잇점과 위험을 이해해두어야만 하지 않을까요?

    가장 먼저 말씀드린 내용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저는,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어떤분들은 현대의 집단혼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있는지에 대해 무지합니다.

    그러니 로이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집단혼은 어떤 형태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집단혼에 대해 생각할때 성소수자들 중의 하나를 떠올리면 될지, 아니면 막연히 생각되는 석유부자나라들의 일부다처제를 떠올리면 될지 매우 궁금합니다. 둘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지만 집단혼의 범주안에 같이 존재하니까요.

    • #10132

      제가 동성애 관련 논의에서 떠오른 생각은 “무언가 대전제가 잘못되었다는 직관이 들지만, 그 대전제가 옳다고 가정한다면 이해는 간다.”였습니다. 그래서 그 대전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다가 집단혼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고, 다른 의견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그 대전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집단혼 제도화 주장의 대전제를 가정했고 집단혼을 찬성하는 듯한 말투를 쓰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집단혼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형태도 없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이유로 주장된 것이라도요.

      말투뿐 아니라 불명확한 어휘를 사용한 것도 있네요. ‘현대 집단혼’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엄연히 지금도 있는 석유부자나라들의 일부다처제 등을 포함합니다. 다만 그런 경우라면 대부분이 이미 합법이므로 제도화 운동을 펼치지는 않겠지요. 제가 의미한 것은 맨 처음에 인용한 “… 일부다처제 등의 결혼도 인권, 행복추구권 등을 이유로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에서 미루어 볼 수 있듯이 ‘현재 합법이 아니어서 인권, 행복추구권 등을 이유로 그 제도화를 요구하는 현대 집단혼 운동’입니다.

      아무튼 집단혼 제도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데에 더 동의할 수 없을만큼 찬성합니다. 맞습니다. 어쩌면 우리 바로 다음에 올 세대가 겪을 일을 미리 제대로 알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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